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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균도와 걷는 세상이야기-11(3/22)

인정이 푸근한 도시, 대구


저녁에 전쟁을 치렀다. 비가 오고 바람이 불고 균도는 먹은 것이 체해서 밤새 구토를 하고, 하루도 쉬운 날이 없다. 밤새 화장실과 전쟁을 하고 나니, 아침녘이 되어서야 진정되는 것 같다.


 





밖을 보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맑은 하늘이 인사를 한다. 아마 균도가 나에게 아빠 빨리 나가서 걸어요? 라고 하는 것하고 똑같다. 오늘은 대구 부모회에서 많은 사람이 같이 걷기로 했다. 또 대구MBC에서 우리가 걷는 장면을 찍는단다.


 





10시쯤 간단한 인터뷰와 30분 정도의 촬영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오늘은 균도 몸 상태가 좋지 않으나, 가방을 차로 먼저 실어 보냈기에 몸은 가볍다. 며칠 전부터 가방 때문에 몸에 무리가 오는듯하다. 가는 길 누가 가방이라도 먼저 목적지에 보내주는 사람이 필요한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고마운 대구 부모회 사람들이 우리 가는 길에 동참한다. 인정이 푸근한 도시다. 자녀의 아픔을 진심으로 읽어주고, 균도와 나의 이야기를 자기 일인 양 기뻐한다. 내가 맨 처음 밝혔듯이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고 우리의 아픔을 세상에 알리겠다는 바람이 적어도 대구에서는 성공한 것 같다.


 





저녁에 방송을 보니 많은 시간을 할애해 주어 고맙다. 특히 오늘 방송한 대구MBC 김은혜 기자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여태껏 많은 방송인이랑 인터뷰며 방송을 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자기 일인 양 가슴으로 와 닿는 이야기를 하면서, 헤어지는 순간 균도에게 이런 말을 전한다.


 





"꼭 성공하시고 가는 길 열심히 응원할께요" 하면서 균도에게 초콜릿 3개와 돈 만 원을 꼭 쥐여준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진심으로 우리들의 여정에 힘을 주는 것 같아 아주 기분이 좋다. 기억하고 싶은 사람이다.


 





오늘 지나가는 길 연대하신 함께하는대구부모회 회장님 이하 회원 여러분께 너무 감사하다. 그리고 우리가 보고 싶어 부산에서 짧은 시간 응원 온 기장해운대부모회 다섯 분도 너무나 고맙다.


 





우리 장애인부모회 회원들은 공통점이 있다. 모두 아이들이 돌아오는 시간이면 아이들을 마중하러 집에 돌아가야 한다. 나 역시 균도가 돌아오는 4시25분은 꼭 차가 내리는 곳에 가 있듯이… 그 시간은 우리에게는 약속으로 존재하고 있다.


 





나라에서는 장애인에게 배려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모순적인 논리로 우리를 기만하고 있다. 노인요양의 급여는 3등급으로 자기 가족이 봉사를 해도 현금으로 요양비를 지급한다.


 





그렇지만 활동보조는 1급만 사용하고 아동은 겨우 40시간 최대 60시간만 보장한다. 또 가족이나 직계 방계까지 하면 안 된다고 규정한다. 이 비열한 이중잣대는 장애인 가족을 부정수급자로 낙인찍어버리는 이중잣대다.


 





일하다가도 아이가 오는 시간에는 누구든지 나가야 하고, 그 나머지 시간은 누가 돌보더라도 양육의 책임을 부모에게 전가하려 하고 있다. 아무런 신변처리도 익숙하지 않은 우리의 아이들에 대해 국가는 어떤 식으로라도 책임을 져야 하지 않나?


 





자식들을 위해서 대열에서 이탈해서 돌아가는 부모들을 바라보면서, 오늘 걷는 이 행진이 그들에게 희망이 되고 싶다. 내일은 더 힘을 내어서 대구의 행복한 기억을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다. 오늘의 뉴스를 보면서 흐뭇함을 느끼고 대구의 발달장애인 지원조례상정에 큰 힘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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