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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균도와 걷는 세상이야기-13(3/24)



많은 것을 이해하고 배운다.


아직 날씨가 차다. 이주일 가까이 바깥바람을 맞으며 거리를 행진하다 보니, 균도의 피부가 많이 검어지고 얼굴에 딱지가 앉았다. 숙소에서 나오는 즉시 피부과를 찾았다. 날씨가 추워서 그렇단다.
아침 바람을 헤치고 전진하다 보니, 피부가 상하는구나.


 


약을 받아들고 구미로 향했다. 어제 왜관에 들어오면서 거리를 조정했다. 오늘 이동거리도 20km이다. 서둘러야지 구미시청에 약속시각에 들어갈 수 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에서 구교현 조직국장이 오늘 구미에 교육이 있어 우리를 맞아 준단다.


 


길은 비교적 순탄하다. 그렇지만 거리의 압박은 균도의 마음에 전해져 오는 모양이다.  어쩔 수 없이 '균도야 노래방 가자'라는 발림으로 균도의 의욕을 솟구치게 한다. 한 손에 핫도그를 쥐고 균도는 참 맛있게도 먹는다. 그렇게 먹어도 매일 소모하는 체력을 보충한다.


 


북삼읍고개를 넘어서니 구미시다. 보이는 만큼 구미는 우리를 반갑게 맞이한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조금 더 빨리 가는 길을 안내받아 약속시각 전에 도착했다.


 


아~ 감격이다. 환영식에는 부시장, 국장, 과장 모두 우리를 반긴다. '균도와 세상 걷기 경북도 같이합니다.' 마음이 뜨겁다. 생각지도 않은 환대에 오늘은 기쁨을 느낀다.


 


잠깐의 다과 시간. 균도의 행동장애를 보고 담당 과장 많이 느끼는 눈치다. 구미 회장님이 대답한다. '저 정도는 아주 양호한 겁니다. 그렇게 우리 발달장애인 부모는 살고 있습니다.'라고… 오늘의 환대가 발달장애인의 조례제정과 바로 알리기에 깃털이 되었으면 좋겠다.


 


사랑하는 아이의 세상 걷기에 아빠로서 같이 걷는 마음에 이 행사를 기획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균도는 갈 곳이 없었다. 그런데 집에서는 머물러 있으면 마음이 아플 것 같아, 아빠와 추억만들기와 발달장애인의 애환을 그려보고자 이 길을 걸어간다.


 


이제 200km는 충분히 걸어왔다. 많은 것을 이해하게 되었고, 많은 것을 배웠다. 한번 떠나봅시다. 우리 아이도 세상에서 할 일이 분명히 있을 겁니다. 장애를 가진 부모가 내 어깨에 힘을 실어 주듯이 우리 아이에게 우리가 힘을 실어줍시다.


 


내일 아침에 날씨가 추울 것 같아 균도 체력 보충을 위해서 하루를 쉬어갈까 한다.


 


덧붙이는 글 - 오늘 행사를 마련해주신 구미장애인부모회에 감사함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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