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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균도와 걷는 세상이야기 33 - 의미있는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대상자 가정방문


의미있는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대상자 가정방문


균도와 걷는 세상이야기 33
부산(11월2일)








▲이 옷을 입고 우리는 남도길을 걸어갔다.


 


며칠간 컴퓨터와 씨름을 했다. 나는 컴퓨터를 제대로 배우질 못했다. 글을 쓰는 것도 독수리 타법으로 한 자씩 쳐내려 간다. 긴 문장이나 서식은 균도에게 부탁하기도 한다.


 


균도는 용하게도 서식을 꾸밀 줄 안다. 학창시절 몇 개의 대회에 나가서 상을 받은 적이 있어 나에게는 이런 용도로 쓰이는 사랑스러운 아들이다.



 


내가 활동하는 기장해운대장애인부모회가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중계기관이 되었다. 아직 코디네이터를 찾지 못해 나 혼자 컴퓨터와 씨름하고 있다. 활동보조인들과의 계약과 수급자들의 계약을 병행하고 있다. 모든 것이 컴퓨터로 이뤄지다 보니 뚫어지게 모니터를 쳐다본다.


 



오늘은 활동보조인들과 짧은 간담회를 마치고 가정방문을 했다. 장애 1급 대상자들로 이루어져 있고 뇌병변과 지적 장애를 동반한 아동이 많아 그들의 실태를 살펴보는 좋은 계기다.


 



우리 부모회는 아동을 중심으로 하는 활동보조서비스를 하기로 하고 이 사업을 시작했다. 아동에게 공여되는 시간이 적은 까닭에 활동보조인력을 구하기 어렵다. 활동하는 시간도 대부분 오후 늦게 이루어져 보조인들이 기피한다.


 



오늘은 레트증후군을 앓고 있는 대상자와 중복장애가 있는 두 가정을 방문했다. 레트증후군은 희귀성 질환이다. 아직 원인도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고 치료 약도 변변치 않다. 여자아이를 중심으로 발병이 되고 있고 나 역시 처음 보는 사례다.


 



우리나라는 2003년에 이르러서야 레트증후군이라고 학계에 보고되었다고 한다. 흔히 보면 뇌병변과 지적 장애가 중복된 것처럼 보인다. 신체적으로 약자에 몰려 있고 인지 수준이 1세 미만 정도다. 안타깝다는 마음이 앞선다. 오늘도 많은 것을 배웠다.


 



중증장애 자식을 둔 부모님들은 활동을 하기에 져야 할 짐이 너무 많아 현실을 부정하고 싶어한다. 균도와 내가 그들을 위해 걷기 시작했다고 하나, 잘 모른다. 오늘 그들의 부모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들의 자녀를 위해 무엇을 해주려고 나름대로 고민하고 있어도, 현실은 전혀 이루어지는 것이 없다고 한다. 유급을 반복해서 15살의 나이에도 초등학교 저학년에 불과하고, 학교에 가지 못해 순회선생님이 수업을 한다고 하나 방문에 불과한 실정이다.


 



가정방문을 마치고 나니 많은 것들이 보인다. 눈앞에 보이는 것이 세상의 전부는 아니다. 많은 고통을 가지고 살아가는 장애인 가족이 많다. 시간이 지나 부모가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가장 두렵다고 한다.


 


마음이 바빠진다. 내가 균도와 세상걷기를 시작하면서 마음을 다진다고 하나, 이런 방문을 통해 나는 또 세상을 배운다.



 


내일은 균도와 함께 일본 대마도 걷기를 한다. 짧은 여정이지만 균도의 첫 경험이 기대된다. 배 타는 것도 처음인 균도… 그런 경험을 나는 즐긴다. 균도는 내가 있기에 세상걷기는 계속될 것이다. 그리고 발달장애인의 고민을 균도의 걸음에 담아 힘차게 걸어갈 것이다.


 







▲사무실에서 망중한.








▲균도의 밝은 모습.







▲균도 광주 터미널에서. 금호그룹 시작의 택시 앞에서.







▲균도부자는 두 손을 꼭 잡고 세상을 걸어 갈 것이다.



이진섭 부산장애인부모회 기장해운대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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