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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도와 걷는 세상이야기 32 - 균도와 세상걷기는 계속된다. 그러나…
- 관리자
- Nov 04,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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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균도와 세상걷기는 계속된다. 그러나…
균도와 걷는 세상이야기 32
부산(11월1일)
아들 균도랑 세상걷기를 하는 동안 마음이 한층 부드러워졌다. 장애아들의 사회 적응을 몸소 실천하고 싶고, 대중에게는 발달장애인을 이해하는 법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어제 균도 이야기가 방송을 탔다. MBC '당신은 국가대표입니다'의 1부다. 20분 남짓한 시간이지만, 많은 이야기가 올라왔다. 방송으로 나오는 내 모습에 나 역시 가슴이 뭉클하다.
난 지금 발달장애인의 가족으로 세상에 나왔지만, 나 역시 감춰진 내용이 있다. 집에서의 금전적인 괴로움이다. 나도 눈치가 있다. 지병 때문에 중증환자로 등록되어 있어 취업이 가능한 몸은 아니지만, 나 몰라라는 것으로 치부하기에는 같이 사는 아내의 괴로움이 크다.
11월부터 기장해운대 장애인부모회가 장애인활동지원 중계기관이 되었다. 지금까지 관에서 주는 예산으로 사무실을 운영하지 않고, 부모들의 십시일반 회비로 운영하다 보니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조그마한 수고로 사무실 운영비가 나오게 되었다. 사실 나는 사무실에 매일 나가 활동하지만, 금전 수입이 없다. 지난 몇 년간 그러했다.
부산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학부를 편입하여 졸업했다. 야간이 없어 낮의 모든 일을 포기하면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했다. 사회복지사가 되어서 사무실을 운영하다 보니, 상근자가 필요했다. 하지만 부모회는 회비로 운영되기에 상근비를 지급할 수가 없었다. 궁여지책으로 중계기관에 응모했고, 다행히 그 사업을 하게 되었다.
균도와 세상걷기를 다녀온 다음 날부터 사무실에 나갔다. 지식이 얕아 컴퓨터를 지켜보는데 너무 어렵다. 처음부터 사무실 운영비가 나오는 사업이 아니라서 누구를 뽑을 수도 없다. 혼자서 전전긍긍한다. 공짜로 나오는 돈은 없다. 나흘 정도 혼자서 좌충우돌 해결하고 다닌다.
장애인 부모들 회비 10,000원씩을 모아서 사무실을 운영했다. 그래서 나의 활동비도 전혀 없다. 이러니 나도 집사람에게 매일 눈총 짓을 당하면서 산다. 그래도 요즘에는 균도와 세상걷기 이후에 이따금 부모 교육에 초대되어 약간의 강의비로 용돈 벌이를 하면서 지낸다. 하고 싶은 일은 뻔한데 돈이 문제다.
요즘 활동가 영역에서 부모회의 사업으로 고민이 있는 것으로 안다. 그렇지만 부모회 사정도 어렵다. 움직이는 것이 돈이다 보니 여러가지 사업을 하게 된다.
난 이렇게 생각하고 일을 한다. 조직을 움직이는데 100% 이상의 돈이 흐르다 보면 조직의 운동성이 떨어진다. 그래서 난 조직을 움직이는 돈의 80% 정도만이라도 사업으로 벌고 싶다. 나머지 20%는 운동지향성과 의지로 채우고 싶다.
그렇지만 지금 머리에 떠오르는 것, 우리 집 일은 누가 책임지지? 아무튼 매일 돈 때문에 더 많은 고민과 투쟁을 하면서 산다. 요즘은 매일 생각한다. 강의를 많이 의뢰받아 적당히 집에 주면서 사무실 일을 하고 싶다.
그러면 나도 하고 싶은 일 하고 어느 정도 걱정을 덜면서 살 수 있으리라. 균도 엄마는 나에게 많은 것을 바라지 않고 살림을 한다. 균도 아빠는 한 달에 100만 원만 집에 보조할 수 있다면 최고다!!! 하지만 100만 원이 나에게는 너무 멀다.
그래도 시간은 간다. 이렇게 하면서 난 발달장애인 부모 활동가로 만들어져간다. 혹시 누구든지 후원하실 곳 찾으시면 우리도 조금 소개해주시기 바란다. 부모 강의할 때 저도 한번 불러주시고…ㅋㅋㅋ. 오늘은 나답지 않게 속물처럼 글을 쓴다.
다시 알려 드리지만 다음 주 월요일(7일) 저녁 7시 MBC '당신은 국가대표입니다'의 균도 이야기 2부, 많이 봐주세요. 1부와 다르게 치열하게 싸우는 균도 부자 이야기가 나옵니다. 1부는 아름답다고 하면 2부는 우리의 치열한 삶이 작게나마 그려집니다. 11월 7일 본방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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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섭 부산장애인부모회 기장해운대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