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균도와 걷는 세상이야기 26-함께 걷는 청소년에게 힘을 얻는다
- 관리자
- Oct 24, 2011
- 1507
균도와 걷는 세상이야기 26
스물셋째날 이야기(10월22일) 목포시청~무안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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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잠을 잤다. 어제저녁 비가 부슬거리며 내리더니 몸이 추웠다. 더구나 모텔에 불을 넣어주지 않아 몹시 추웠다. 부자간에 몸을 꼬옥 껴안고 밤을 지새웠다.
목포시청에 나가 보니 장애인가족과 봉사자들이 나와 있었다. 여고생들이 몇 명 나와 있어 균도는 연방 신이 나 있다. 오늘 나와 준 학생들은 목포 회장님 딸 하은이 친구들이다. 목포정명여고 2학년 학생들이다. 하은이를 통해 목포장애인부모연대에 많은 봉사활동을 하는 착한 친구들이다.
오늘 걸어가는 길에 좋은 길동무들이다. 벌써 내가 저 아이들과는 부모 나이라는 것에 또 어색함을 느낀다. 균도는 그 친구들 중 상아라는 친구와 먼 길을 손을 꼭 쥐고 걸어간다. 연신 즐거운 듯이 웃고 떠들며 걷는다.
난 하은이를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동생이 장애인이면서 구김 없이 잘 커 주었다고 생각한다. 부모님의 노력이 많았겠지만 스스로 잘 이해해준 결과이기도 하다.
친구들을 처음 집에 데리고 올 때 어려웠을 터인데, 친구들도 잘 이해해주며 서로 장애인 가족을 스스럼없이 받아들인 결과이다. 장애인 가족의 한 사람으로 그 친구들에게 감사함을 보낸다.
오늘 길동무 중에서 발달장애인이 두 명이 있다. 둘은 남매지간이어서 안타까움을 더한다. 지적장애는 유전이 아니다. 그렇지만 그 집 남매 4명 중 지적장애가 3명이란다. 그리고 어머니가 장애가 있어 5명 중 4명이 장애인이다.
내가 보기에는 어머니의 장애로 말미암아 오늘 참여한 남매가 장애인으로 사는 것 같아 안타깝다. 양육환경 때문에 경계성의 발달장애로 산다는 것이 장애인을 키우는 부모로서 답답함을 느낀다.
그렇게 우리는 그 길을 같이 걸어가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 장애가 있든 없든 우리에게는 중요하지는 않다. 지금은 균도와 같은 발달장애인을 위해 걷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걸어가는 것도 즐겁고 대화로써 우리들의 만남도 즐겁다.
목포대학교까지 3시간을 같이 즐겁게 달렸다. 마주 잡은 손에 사랑함이 더하여 우리의 목소리가 메아리친다. 즐거운 점심을 뒤로하고 헤어진다. 균도 역시 오늘이 아쉬운지 떠나가는 뒷모습을 쳐다본다.
자기를 이해하는 순간은 우리 아이들도 잘 느낀다. 너희가 주인 되는 세상에는 장애와 비장애의 구분이 없는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장애인의 키우는 부모의 큰 바람이다.
오늘 즐거웠다. 그리고 하은이를 통해 좋은 친구들 만나 아저씨는 고마웠다. 너희 덕분에 컨디션도 올라가고 다시 힘을 얻는다.
오늘 길동무한 목포정명여고 신하은, 양수득, 박상아, 장민옥, 그리고 장애가 있는 우리 친구 신도현, 김광배, 김금순… 모두 오늘을 기억하며 다시 만나는 날 더 큰 사람으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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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섭 부산장애인부모회 기장해운대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