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균도와 걷는 세상이야기 24-균도꼬뮌가의 여인들
- 관리자
- Oct 21, 2011
- 1486
균도와 걷는 세상이야기 24
스물하루째날 이야기(10월20일) 목포 일원에서 촬영~목포 북항
좋은 사람들이 균도와 세상걷기에 응원을 왔다. 목포에서 균도와 하루 즐기고 있다. 남은 촬영도 하고 좋은 날을 만끽한다.
걷기 시작하면서 장애인 활동가들과 우리의 길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온다. 균도는 낯익은 얼굴이 찾아오면 즐거워한다. 나 역시 우리 길에 대해 가장 많은 후원을 하는 사람들이 오면 마음이 부풀어 오른다.
균도는 우리나라 나이로 20살이다. 이제 투표권은 나오고 내년이면 성인으로서 살아간다. 언제나 품 안의 아들이라고 하지만, 균도의 이성 문제를 생각하면 마음이 멍하다.
아직 사회적 나이가 유아기를 벗어나지 못해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몸은 벌써 청소년기를 지나 아직 자위라는 것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지만, 아침저녁으로 자신의 성기를 만지고 장난칠 때, 아빠로서 묘한 감정을 느낀다.
보통 생각할 때는 아주 자연스러운 행동이지만, 정신적 나이와 신체적 나이의 괴리감으로 나만 고통스러워한다. 과연 균도를 성인으로 받아줘야 하는지 아직 결정이 안된다.
저녁에 균도 팬티를 빨아줄 때면 몽정의 흔적을 보며 생각에 잠긴다. 진정 균도의 이성은 무엇일까? 지금 나이면 성적 호기심이 왕성할 때다. 그렇지만 아직 여자는 모르는 것 같다.
남자와 여자는 구분하지만, 그런 쪽은 아직 어린아이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혼란스러움에 아직 나부터가 정확히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균도는 아빠랑 세상걷기를 하면서 많은 누나를 알아왔다. 균도의 귀여운 행동 때문에 그런 누나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다. 그런 균도는 아직 결혼을 잘 모른다. 아니 그 의미를 잘 모른다.
그렇지만 그런 누나들을 만나면 혼자 프러포즈를 한다. 누나하고 며칠 날 결혼할래요? 혼자서 날을 정한다. 그것도 한 명이 아니라 매주 다른 누나와 결혼식을 정하지만, 진작 그날이 되면 별 관심이 없다. 그냥 날짜놀이만 하는 것이다.
난 지금 원하는 것이 있다. 균도가 결혼해서 나에게 손자를 안겨다주는 것이다. 누가 욕을 할는지도 모르지만, 난 그런 속인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 인생을 돌아다보니 장애는 별문제가 아니더라, 시간이 지나다 보니 장애인보다 더 못한 사람들이 더 많더라.
사실 균도는 우리가 이야기하는 나쁜 짓은 안 하리라 믿는다. 사회적으로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바로 갖춰져 있으면 별문제 없으리라 생각된다. 나의 욕심일는지 모르지만, 난 솔직히 그런 마음이 있다.
욕을 먹더라도 한 마디를 덧붙인다면 장애가 없는 여성이면 더 좋겠다. 내가 영화를 너무 많이 봐서 그런 것이라고 욕해도 된다. 최소한 나의 아들 이균도는 너무 잘생겼다. ㅋㅋㅋㅋ
이렇게 난 꿈을 가지면서 균도와 세상을 걷고 있다. 균도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모두 균도 꼬뮌으로 묶어버리고 있다. 물론 나 혼자의 즐거움이지만, 난 상상으로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이 세상 끝날 때까지 균도랑 나는 같이 있을 것이므로 별 상관이 없다.
상상이면 뭐든지 할 수 있지 않는가? 나 혼자 균도를 국회의원도 시켜봤다. 발달장애인 최초의 국회의원… 이균도 의원 때문에 국회에 롯데리아가 있어야 한다. 아무튼 난 균도와 같이 세상을 즐기면서 걸어간다. 혹시 균도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꼭 연락해주길 바란다.
오늘도 균도와 같이 그런 꿈을 꾸면서 웃어보리라. 발달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배려만 된다면 나의 꿈도 현실이 되리라.
|
|
|
이진섭 부산장애인부모회 기장해운대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