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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도와 걷는 세상이야기-53(5/3)
- 관리자
- May 06, 2011
- 1857
- 다름으로 인정하는 이상적인 사회를
균도는 달력에 쓰여있는 대로 스케줄을 소화한다. 안 하면 큰일난다. 균도가 뿔나면 너무 무섭다.
균도는 스스로 스케줄을 짠다. 누구하고도 상관없이 어제는 5월2일이라고 오리데이라고 칭하면서 가족들이 오리고기를 먹게 했고, 4월14일은 블랙데이라고 같이 있는 모든 사람이 자장면을 먹었다.
오늘은 해운대 진보신당 당원이신 오드리(필명) 님의 집에 방문해 노래방에 가야 한다고 적혀 있었다. 물론 이 스케줄은 도보여행 중에 작성되었다. 오드리 님 역시 균도의 특성을 알기에 흔쾌히 응했다.
지금 걱정되는 일이 있다. 8월27일 스스로 스케줄을 정했는데 그 당사자가 응해야 하는 일이다. 의문이다. 균도의 그날 스케줄은 결혼식이다. 그것도 구미 예식장에서… 나로서는 퍽 즐거운 일이다. 그날이 기다려진다.
그렇게 균도와 같은 발달장애인은 스스로 주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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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도도 스트레스를 무지 받았나 보다. 노래방 가자고 그렇게 성화였는데, 서울까지 도보여행하는 동안 한 번도 가지 못했다. 난 나쁜 아빠였다.
균도는 우리에게 많은 즐거움을 준다. 그리고 많은 의문을 들게 한다. 노래방에서 머무는 1시간 반 동안 절대 마이크를 놓지 않고 리사이틀을 했다.
노래 부를 때 헤드뱅잉 너무 웃긴다. 특히 싸이의 챔피언을 부를 때는 엽기 그 자체다. 혼자서 몇 바퀴를 돌고 난 뒤 어지러운 듯 벽을 잡고 컥컥거린다. 완전 술 취한 사나이가 전봇대를 안고 있는 형상이다. 같이 있던 오드리 님과 난 너무 웃어 이성을 잃는다.
균도의 스케쥴 대로 움직인 날이다. 너무 즐겁다. 사회가 이렇게 이해하는 대로 움직인다면 얼마나 즐거울까?
우리는 원한다. 발달장애인도 이 지역에서 같이 살아야 한다. 우리 아이들은 우리에게 많은 기쁨도 준다. 사회에서 더불어 살아갈 때 사회는 가장 이상적으로 돌아간다. 그런 것이 사회정의다.
알아달라! 같이 굴러가자. 장애를 장애로 받아들이지 말고 다름으로 인정할 때 사회는 이상적이 된다. 그 초석이 장애아동복지지원법이다. 6월에는 그 기초가 완성되어 우리에게 웃음을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