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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도와 걷는 세상이야기-45(4/25)
- 관리자
- Apr 26, 2011
- 1795
- 5월 14일, 많은 장애인과 부모가 걷는다
마흔다섯째날 이야기(4월25일) 장안원자력의학원
- 아침에 원자력의학원에 들러 CT 촬영을 했다. 혈관을 통해 조영제가 들어오는데 너무 매스껍다. 촬영을 마치고 먹지 못했던 속을 전부 뒤집어 놓았다. 어찌 으스스하다. 병원이라는 게 다 그렇다. 오늘은 CT 촬영과 피 몇 방울을 빼고 집에 간다. 아마 며칠 뒤면 입원해서 수술을 해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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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내 특수학교 회장단과의 만남이 잡혀 국가인권위원회 부산사무실로 갔다. 균도와 세상걷기로 부모님들이 모두 기뻐하지만, 어느 정도 말쑥해진 내 모습에 회장단이 나를 잘 알아보지 못한다. 간사의 소개가 있자 모두 너무나 반가워한다.
균도 때문에 내가 완전 연예인 포스가 된다. 자식 잘 둔 덕에 내가 이런 호강도 한다. 평소 부모회에 협조하지 않던 사람들도 호의적이란다. 균도와 세상 걷기가 부모회 활동에 큰 획을 그어 기쁘다고 회장님이 말씀한다.
매스컴에서 연일 조명한 탓에 부산에서도 많은 이야기가 일고 있다. 이 계기로 장애부모가 한자리에 모였으면 하는 것이 개인적 바람이다.
부산부모회에서는 5월14일 균도와 세상걷기 환영식을 연다. 해운대에서 많은 장애인과 그 부모를 모셔 기념 걷기를 한다. 그냥 부모회행사로 기획했는데, 이것도 일이 커지고 있다.
지역 구청장, 국회의원이 총출동한단다. 아마 우리보다 정치하시는 분들이 더 민감한 사항이다. 이번 장애아동복지원법도 지역 국회의원들은 협조한다고 공표한 사항이다.
지금은 국회보다 정부 특히 보건복지부가 원흉으로 변하는 모양새다. 하나를 살리고자 모든 예산을 다 자르고 있다. 아무리 해석해도 알 수 없다. 아무튼… 요상하다.
돌아오는 길에 부산시청 앞마당에서 고리 원전 1호기의 즉각 폐쇄를 요구하며 단식 5일째인 진보신당 해운대 구의원 김광모 의원을 위로차 한 시간가량 이야기를 나누고 왔다.
의지가 좋은 친구다. 나랑 죽이 맞는 것은 아무도 지원하지 않아도 저지르고 보는 성격이다. 나도 균도와 세상 걷기를 지지르고 수습했다. 아무래도 이 일도 먼저 앞서면 따라가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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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참, 고리원전 나도 할 말이 많다. 균도의 고향마을이 고리원전 5km 이내다. 균도가 장애로 세상을 시작할 때 원전 탓이 아닌가 하는 의혹으로 밤을 새운 적도 있다. 한번은 조사하리라 마음을 먹었지만, 워낙 그 방면에는 젬뱅이다. 그냥 생각에 그치고 있다.
아무튼 지금 고리원전 1호기가 말썽이다. 폐기처분되어야 할 1호기가 경제성을 앞세우는 논리 때문에 수명을 연장했다. 이번 일본사태를 거울로 삼아야 하는데… 진짜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가 특기인 정부라 할 말이 없다. 경제성 논리보다 더 중요한 것이 안전이고 환경인데…
발달장애인이 늘어는 가장 큰 원인도 환경의 영향을 꼽는다. 그만큼 환경이 가장 중요한데, 지역의 민심을 아랑곳하지 않고 탁상행정을 일삼는 정치인은 제발 다음에는 꼭 검증하고 뽑기를… 김 의원과 한 시간 담소를 나누고 집으로 돌아왔다.
며칠 뒤 입원으로 혼몽스럽기도 하지만, 균도와 세상걷기가 부산부모들의 긍지를 일으키는 계기가 되길 바라본다. 균도와 세상 걷기가 많은 이들에게 계속 이어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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