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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도와 걷는 세상이야기- 44(4/24)
- 관리자
- Apr 25, 2011
- 1732
- 균도도 대한민국 국민이다
마흔네째날 이야기(4월24일) 오늘은 부활절, 기장성당 주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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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이다. 균도랑 성당에 갔다. 물론 이제 균도는 잘 걷지 않으려 한다. 성당에서 부활절이라고 비빔밥을 준다. 균도는 편식이 너무 심하다. 특히 당근은 광적으로 싫어한다. 만약에 먹었다고 하면 어떻게 그렇게 당근만 골라내는지 예술이다. 입안의 밥 중에 모든 것은 삼키고 당근만 골라서 내어 놓는다.
균도를 키우면서 놀라는 일이 참 많다. 그리고 너무 힘들다. 균도 엄마는 균도를 일당백이라 칭한다. 균도 한 명 키우는 것이 100명의 아이를 키우는 것하고 같단다.
아마 발달장애인을 키우는 모든 부모의 심정일 것이다. 그만큼 우리 아이들은 개별화가 뛰어나다. 그런 아이들을 부모에게 전임하고 있다.
국가의 존재, 사회의 존재는 아이들을 키우면서 그 책임을 망각하고 있다. 최소한 우리 아이들은 전 생애주기를 모두 장애로 살아야 한다. 발달장애인은 19세 이하의 전체 장애인 중 63% 이상이다. 그렇지만 중도 장애인이 늘어나면서 우리 아이들은 소수가 된다.
모든 장애인단체가 우리 부모들이 이야기하면 당사자가 아니다는 이유로 우리를 장애인의 단체가 아니라 사회 유관기관으로 분류한다. 장애인 당사자주의에 벗어난다나 뭐라나… 그만큼 우리 아이들은 장애인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부모라는 이유가 이래서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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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장애인운동단체는 우리를 환영한다. 관급으로 흐르는 단체들은 자기들을 대변한다. 우리 부모가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장애인의 전체 예산 파이의 문제 때문에 반대하곤 한다.
우리 아이들은 장애인 예산배정도 힘들다. 학교 현장에선 발달장애인 위주로 교육이 흐른다. 그만큼 우리 아이들이 많다고 한다.
우리는 기존의 특수교육진흥법에서 새로운 '장애인등에대한 특수교육법'으로 바뀌는 순간을 기억할 것이다. 이제 현장에서 법이 잘 지켜지는지 감시해야 한다. 법을 제정한다고 다 능사는 아니다, 명목뿐이 법이 너무 많지 않은가?
5월이 되면 부산시내 교육현장에서 새로운 특수교육법이 잘 지켜지는지 모니터링할 생각이다. 앞으로 나아갈 법도 중요하지만, 일단 만들어진 법도 지역사회에서 얼마나 지켜지는지 지켜볼 문제인 것 같다.
균도가 스트레스가 많다. 40일 동안 칭얼거리는 것이 없었는데, 집으로 돌아오니 애들처럼 징징거리고 있다. 먹을 것을 한 개 물려놓는 순간만 조용하고… 너무나 힘들다.
이런 아이들을 우리 부모에게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정부가 정말 싫다. 학교 다닐 때는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졸업하고 성년기 삶의 처음이 아주 힘들다. 이제 균도 인생의 2막이 올랐는데 그다음이 힘들다. 이것이 내가 균도랑 세상걷기를 시작한 이유다.
사회는 들어라!
균도가 그냥 사회에서 혼자 뛰어놀고 혼자 다닐 수 있는 그런 사회적 서비스를 달라.
우리 균도도 대한민국의 국민이다.
당신들이 이야기하는 선진국의 국민이다.
선진국 국민에 맞는 복지 서비스를 요구한다!
그 시작이 장애아동복지지원법이다.
총체적으로는 발달장애인법을 만들어 개별화를 인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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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섭 부산장애인부모회 기장해운대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