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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도와 걷는 세상이야기-42(4/22)
- 관리자
- Apr 25, 2011
- 1686
- 사회는 장애인의 울타리가 돼야
마흔두번째날 이야기(4월22일) 시청자미디어 센터, 기장장애인부모회 사무실
이제 일상으로 돌아왔다. 그렇지만 아직 여운이 남아 있다. 지방방송 라디오 일정 때문에 시청자미디어 센터를 방문했다. 언제나 그렇지만 라디오프로 제목도 모른다.
많은 방송을 하다 보니 이제는 프로그램도 모르고 방송을 한다. 진행자만 간간이 기억이 난다. 오세자 님이라고 그러던데… 아무튼 이넘의 기억력은 제로다. 어제도 대전교통방송과 인터뷰를 했다.
이렇듯 여진이 남아 기획했던 행사(균도의 세상걷기)의 여정을 아직도 하려니 힘이 든다. 몸도 이제는 욱신거린다. 걸음걸이가 영 아니올시다다. 며칠이 가야만 정상을 찾을듯하다.
오늘은 그동안 묵혀둔 방송을 본다. 또 운다. 아직 눈물이 남아 있는 것이 신기하다. 그만큼 아이들 키우면서 힘들었는지 반문하고 싶다.
균도는 참 재미있는 아이다. 같이 있으면 심심하지 않다. 집이라는 사회에 있으면 균도는 너무 자유스럽다. 그렇지만 대문을 벗어나면 불안하다.
정책이라는 테두리가 그래서 중요하다. 집이라는 정책이 잘되어 있는 곳에서는 우리 아이들 자유롭다. 그 아이들을 구속하는 것도 없고… 아무튼 많은 생각을 한다. 사회라는 정책은 왜 집보다는 못할까?
물론 시설이라는 집은 예외다. 그곳은 몇몇 사람들을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있는 자들의 횡포, 그것이 가장 문제다.
균도가 오늘부터 복지관 주간보호센터로 다시 출근(?)을 했다. 40일간의 여행에서 돌아오니 균도는 너무 적응을 잘한다. 그것이 우리 균도의 장점이다.
사회는 약속이다. 그 약속을 누가 깨뜨리는 것일까?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기심 때문에 좌초한다.
사회는 우리 장애인의 울타리가 되어야 한다. 일반인보다 약자일 수밖에 없는 장애인에 대해 많은 정책적 배려를 기대한다. 복지부 공무원이라면 약자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더냐?
어제 백범기념관의 주무관이라는 사람, 나와는 거리가 멀어져 있었다. 부모의 재산 유무가 잣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단다.
사고방식이 이만큼인데 무엇을 바랄 수가 있을까? 이런 사람들은 기업에서 영리적 목적으로 일해야 하는데… 공복이라면 국민의 아픔을 이해하고 긁어줘야 하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실수했다. 균도가 들고 있던 효자손으로 뒤통수를 세게 한 번 때려주는 건데… 정신봉을 하나 만들어 보건복지부로 보내야겠다.
지나간 프로그램에서 균도 엄마의 아우성이 내 귓전을 때린다. '균정아! 하느님이 너를 지상으로 보내려고 하는데, 너는 너무 착해서 균도 형을 책임질 수 있을 것 같아 우리 집으로 보냈다'는 그 이야기.
난 그렇듯이 우리 가족을 사랑하며 균도를 위해 더 많이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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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섭 부산장애인부모회 기장해운대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