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균도와 걷는 세상이야기-31(4/11)
- 관리자
- Apr 12, 2011
- 1636
- 사회에 더불어 사는 것이 목표다.
강남터미널~여의도 하나은행앞 12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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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적으로 부산에서 여의도까지 600km 여정의 대단원이 마무리됐다. 63빌딩으로 가는 한강 둔치의 작은 다리를 지나면서 눈물이 흐른다. 부산에서 두 손을 꼬옥 잡고 걸어온 길, 여기가 마지막이다. 일정은 며칠 남아 있지만 걷기 일정은 마무리한다.
나를 의지하면서 1500리 길을 같이 걸어온 균도에게 뜨거운 눈물로 답례한다. 균도는 눈시울이 붉어지는 나를 보고 묻는다. 아빠 왜 우나요? 균도는 나의 뜨거운 마음을 모르고 우는 아빠의 손을 연신 뿌리친다.
한 달이 넘은 강행군, 균도에게 고맙다. 며칠 전부터 시선이 나에게 쏟아지는 것이 부담스럽다. 그냥 매일 쳇바퀴를 반복하는 균도에게 사회를 보여주려 시작했다. 우리가 사는 사회를 걸으면서 넓은 세상을 가르치고 싶었다.
아동기를 지나가면서 무엇이 필요한지 알게 되어 그것이 우리의 목적이 되었다. 그것이 균도의 동생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었다. 발달장애 1급의 몸으로 오로지 병약한 아비의 손만을 의지한 채 그 길을 걷었다.
물론 난 병약하지는 않다. 매스컴에서 쏟아지는 부담감이 나에게 옮겨질 때 부담스럽다. 그것이 거짓은 아니었지만, 이 여행의 장애도 아니었다.
물론 식전 당뇨가 200이 훨씬 넘어가고, 식후 당뇨가 400 가까이 가는 나의 몸이 이겨낼까 하는 의구심이 이 여행을 어렵게 했지만, 아침 마른 목에 당뇨약 2알, 혈압약 1알을 털어 넣고 강행군을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인슐린보다는 의지를 시험했다. 많은 운동량으로 인한 저혈당의 우려에 주머니속의 사탕 두 알과 초콜릿이 나의 의지였다. 동행하던 장애부모의 바람이 없었다면 어려웠을 것이다. 이제 일정보다는 결과가 남아 있다.
내일부터는 결과를 위해 또 걸어야 한다. 이곳저곳에서 우리의 바람을 이야기하고, 우리가 걸어온 길을 설명해야 한다. 오늘은 이렇게 마무리되지만, 남은 시간 균도같은 아이에게 희망을 주는 일을 해야 한다.
하루종일 발달장애를 가진 부모의 심정을 방송에 담고자 노력한다. 우리의 바람은 우리 아이가 우리가 사는 사회에 더불어 사는 것이 목표다. 장애아 부모의 소리를 정치하는 사람에게 알리자. 우리가 바라는 것은 장애아동복지원법 원안 통과, 이것이 발달장애인법의 가는 길이다.
내일 아침부터는 균도랑 열심히 뛰고 또 뛸 것이다. 사랑하는 아들, 우리가 힘들게 걸어온 만큼 다시 한번 끈을 매고 달려보자. 장애아동복지지원법은 반드시 통과되어야 한다.
오늘 연대하신 서울장애인부모회 강동지부, 영등포지부 너무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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