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균도와 걷는 세상이야기-26(4/6)
- 관리자
- Apr 08, 2011
- 1734
- 가진자들만의 사회 재미없다
이천부발읍~용인양지면사무소 26km
아직 아침은 날씨가 차다. 오후 들면서 더위에 쉽게 지친다. 아침 일찍 균도랑 재촉한다. 가는 길이 답사 때 가지 않은 길이라 무척이나 생소하다. 42번 지방국도를 들여다보니 쭈욱 가기만 해도 된다. 이 도로 역시 고속도로랑 마찬가지다.
너무 힘들다. 역시 오늘도 무리를 한다. 비가 온다는 소식에 빨리 수원에 도착해서 균도랑 며칠 휴식할 생각에 무리를 한다. 땀도 너무 많이 흐른다. 아마 여행을 떠나고 나서 이렇게 힘든 적이 또 있을까 생각한다.
오전 3시간 오후 4시간 밥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 가다 쉬다를 반복한다. 걷는데 이골이 나있지만, 이제는 20km를 넘으면 무리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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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 균도랑 조그마한 공원에서 시소를 탄다. 이제 균도가 앞에 탄다. 내가 가벼워서 뒤에 타야 균형이 맞다.
사회가 시소를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균형을 맞춰야 시소는 움직인다. 일방적인 시소는 재미없다. 사회는 균형이 생명이다. 가진자들만의 사회 재미없다. 이 단순한 논리도 우리가 알려줘야 하는지 궁금하다.
장애인이 사회에 적응하려면 과연 무엇이 필요할까? 같이 시소를 타듯이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 필요한 것이 있으면 힘의 균형도 맞추어주고…
아무튼 시소에서 보는 철학에 많은 것을 깨우친다. 하늘 높이 올라가는 시소. 아마도 균도는 그런 세상이 보고 싶은 게다. 하늘까지 올라가라. 우리 꿈 우리의 장애아동복지지원법!!!
어렵게 양지면에 도착한다. 파김치다. 7시간을 힘들게 왔다. 띠리링~ 전화가 온다. 일정을 빨리 당겨서 서울로 복귀다. 헉!
4월7일 장애아동복지지원법 관련 집회가 비 때문에 며칠 연기됐다. 4월12일 국회의사당에서 집회를 한단다. 그 집회 때 우리 부자를 초빙한단다. 일찍 들어가서 서울 한 바퀴를 진행해야겠다.
오랜 시간 동안 걸어왔다. 왔던 길 되돌아 갈려니 엄두가 안 난다. 이천시청 부근으로 복귀한다. 온종일 걸어온 길 차에서 되돌아본다. 이렇게 가까운데 우리는 왜 뚜벅거리며 걸어갈까?
한걸음, 한걸음이 우리의 염원이기 때문에… 느리게 세상을 바라보는 것도 우리 아이의 희망이다. 오늘도 우리 아이의 희망을 또 두 뚜벅이의 걸음에 실었다. 가는 걸음이 무거워도 우리 부모와 아이의 미래라면 더 돌아가도 열심히 걸어가련다.
돌아와서 편의점 들어간 사이 균도를 잃어버렸다. 돈을 계산하고 나니 없어졌다. 20분 정도를 찾았다. 눈물이 나온다. 어떻게 키운아인데… 별생각이 다 든다.
전화를 하니 한 명이 뛰어 온다. 바로 옆 모텔 안내판 앞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이도 벌써 생각이 다 있다. 자기도 놀랬는지 큰 눈을 멀뚱거리고 쳐다보고 있다. 곧 눈물을 닦고 균도를 쳐다보니, 나를 향해 옹~~하고 웃는다.
아무튼 균도는 우리의 미래다. 더욱더 노력하고 살고 싶다. 사랑한다 나의 아들, 나의 미래 이균도!
내일은 비가 오면 조금은 우산을 바쳐 들고 걸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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