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균도와 걷는 세상이야기- 47(4/27)
- 관리자
- Apr 29, 2011
- 1787
- 한진 85호 크레인, 여기도 사람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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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보궐선거를 치렀다. 평소 정치에 민감한 관심이 있고 이번 도보여행에 많은 정치인을 만난 터라 조금 더 유심히 쳐다본다. 이번 여정에 경기 성남시 분당의 장애인고용공단에서 내 의도와 달리 조금은 정치판에 희생양이 되었던 터라 그쪽이 더 눈길이 간다.
난 정치에 대해서는 오판이 조금 많은 사람이다. 일다운 일을 해본 적이 별로 없는 터라 선거기획 쪽 유급 일을 많이 경험했었다. 그렇지만 나의 스코어는 언제나 지는 쪽이었다. 정치성향이 보수가 아니라 진보형태의 길을 걸었던 터라 더 그런 것 같다.
이번에는 나의 의도와 달리 보수 측에 있는 사람과의 한 컷이 인터넷에 떠돌고 있어 조심스럽게 지켜본다. 그쪽 선거는 나 역시 별 감흥은 없다. 새옷을 갈아입은 사람과 고향을 떠나온 사람과의 대결이라 나의 정치적 의견하고는 별 상관이 없어, 그냥 지켜보는 쪽이었는데… 역시 현직 당대표가 이긴 모양새다.난 이번 선거도 패배다 ㅋㅋㅋ
난 누가 이기더라도 우리 장애인계의 색깔을 더 이해해주는 쪽이 좋다. 선거 여부를 떠나서 공평하게 쳐다보는 시선이 좋은 것이다.
장애인계도 참, 말이 많은 곳이다. 이것이 옳다 저것이 옳다 하기 전에 이전투구는 하지 말아야 할 것인데… 그러나 지금 내가 관여하는 곳은 약자라고 말하고 싶다. 바라보고 있으려니 속 터지고 그 분출을 나타내려고 하니 우리는 힘이 없다.
그래서 우리는 연대한다. 같은 처지에서 느끼는 아픔을 같이 나누기 위해서 우리는 연대한다. 아무리 우리 처지를 이해한다고 보건복지부 공무원이 이야기해도 책상머리에 앉아 궁싯거리는 간접 체험일 수밖에 없다.
서울에서 몇 곳을 거치면서 나를 잘 포장해주었다. 그렇지만 과연 그들 중 나를 몇 명이나 이해할까? 난 그래서 420공동투쟁단 동지들과 같은 자리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즐겨했다. 균도는 비록 땅속에 있는 종각역이었지만, 그 사람과 있을 때 더 신나했다.
난 그런 아이의 보통아버지다. 아이가 혼자 거리에 나갈 수가 없었고, 사회가 그 아이 혼자 나다니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서 같이 걸어갈 수밖에 없었다. 난 그 아이가 걸어가는데 단순한 활동보조인이었다.
40일간의 세상 속에서 균도는 많은 것을 기억한다. 난 지나온 여정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가만히 앉아 더듬어보며 몸으로 기억할 뿐이다. 모든 사람의 감정이 마음에 담겨 있을 뿐이다.
그렇지만, 균도는 출발한 날부터 돌아온 날까지 어디서 잤고 무엇을 했는지 줄줄 외우고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신기하다. 그렇게 균도는 세상 나들이를 몸과 마음으로 느끼고 있었나 보다.
난 우리 아이들을 위해 몸을 추스르는 대로 또 기획하고 싶다. 아이의 공부를 위해 집을 세 번 옮긴 맹모삼천지교는 못될망정, 우리 아이의 세상 속으로 나아가는데 충직한 활동보조인이 될 용의가 있다.
세상의 발달장애인 부모 여러분! 자 우리 떠납시다. 세상 속으로, 우리의 아이들과 함께… 그리고 바꿉시다. 장애인의 정책을! 그 첫 번째가 장애아동복지지원법입니다. 우리가 모여서 연대한다면 못 이룰 것도 없습니다.
균도야 됐나?? 아빠는 네가 원하면 언제나 준비됐다. 근데 내일은 안된다. 아빠 내일 병원 간다. 갔다 와서 떠나자. 오늘도 균도는 세상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내가 쓰는 '균도'는 발달장애인을 칭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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