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균도와 걷는 세상이야기 - 46(4/26)
- 관리자
- Apr 27, 2011
- 1736
- 사회복지가 사회개혁을 담아야
아침에 균도를 복지관 차에 보내고 그 차를 먼발치에서 본다. 아침이면 갈 곳이 있는 균도, 친구들이 있어 지금은 행복하다.
그렇지만 얼마 전까지 균도는 진로를 잡지 못했다. 지금도 진로는 아니다. 몇 가지의 프로그램으로 보호받고 있지만, 그마저도 낮시간의 주간보호다. 막상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섰지만, 갈 곳이 없는 게 현실이다.
지금의 복지 패러다임은 복지연계 정책이 대세이다. 그래서 자립현장에 예산을 투입해서 장애인 역시 노동력 제공을 통해 사회인으로 육성, 노동으로 통한 직업의식을 가지게 한다는 게 내가 아는 복지정책이다.
그렇지만 이것을 시행하는 유럽 쪽 선진국에서는 그 영역에 벗어나는 장애인 영역이 있다고 자평하는 곳이 두 군데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 영역에 막대한 예산을 집중 투자한다고 한다.
장애 영역 중 가장 열악한 부문이 발달장애와 정신장애 영역이라고 한다. 발달장애는 균도 같은 지적·자폐성 장애, 정신장애는 분열증 등…
그만큼 우리 발달장애인은 노동력에 지대한 결여가 되어 있다. 장애인계에서는 소수가 될 수밖에 없고 최약자일 수밖에 없다. 장애노동자 장려금 같은 것을 사업주에 지급하더라도 발달장애인은 이익사회에서는 다른 영역의 장애인과 경쟁구도를 형성하지 못한다.
이익을 추구하고자 하는 자본주의의 논리상 회사 같은 울타리는 우리 발달장애인의 체험장이 되지 못한다는 것은 아마도 다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런 영역의 아쉬움은 지자체에서 풀어야 한다. 그들에게 투입적 효율을 따지는 경쟁의 논리보다는 일자리를 제공해 진정으로 사회에 통합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제안하건대, 발달장애인의 자활사업장을 늘려 그곳에 나오는 결과물을 지자체 스스로 촉진, 소비시키는 구조로 나아가야 한다. 지금의 작업장의 형태는 외부에서 보기에는 별 애로 없이 보이지만, 시장의 논리에 밀려서 그 결과물을 그 아이의 가족이 스스로 판매하고 다시 생산의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것 같아 아쉽다.
발달장애인 작업장의 결과물은 가격의 유무를 떠나 그 관할 지자체에서 책임진다면, 발달장애인에게는 일자리를 그리고 그것을 소통하는 지자체는 서로 윈윈하게될 것이라 기대한다.
오늘은 시간이 나서 편입해서 올해 졸업한 부산가톨릭대학교를 방문했다. 장애인의 부모로 활동하는 것이 한계에 부딪혀 선택한 학교다. 물론 편하게 평생교육원이나 전문대학을 선택할 수 있었으나, 4년제 대학교 주간반으로 편입해서 공부했다. 기왕하는 공부 빡세게 하고 싶었다.
그렇지만 밖에서 보는 대학은 내가 기대했던 곳하고는 많이 달랐다. 학생들 스스로 학점의 노예가 되어 있었고, 미래에 대한 준비는 스펙이었다. 내가 공부한 사회복지라는 학문 역시 실천 학문이 아니라, 국가고시에 매달려 책속에서만 진리를 찾는 것이 안타까웠다.
교수님들 역시 상아탑의 연구인이 아니라, 학원 선생님 같아 자괴감을 느낀다고 토로한다. 하여간 난 그곳에서 아이들과 눈치싸움을 하면서 졸업했다. 그리고 사회복지사가 되었다.
물론 천성이 좋은 학생들은 나를 도와 지금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시회복지라는 학문이 조금은 더 진보가 되어야 사회가 균형을 이룰 건데 하는 아쉬움도 있다. 최소한 사회복지라는 학문 자체의 구조가 사회개혁을 담고 있어야 하는데…
아무튼 시설에서 비리를 저지르는 것이나 사회복지공무원의 공금횡령 같은 문제를 쳐다보면서 안타까움이 드는 현실이다.
사회복지는 돈이 되질 않는다. 그렇지만 정을 느끼고 보람을 느낀다. 세상은 돈이 아니라 사회정의에서 오는 충만감으로 사는데… 학교를 방문해 은사를 만나면서 또 다른 감회를 느끼고 길을 나선다.
사회복지사… 장애인부모활동가… 장애인 활동가로서 사회에 나왔다. 조금은 힘들지만, 이슈를 던져 모든 사람이 한자리에 모여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싶다.
그 첫 번째가 균도와 함께 가는 장애아동복지지원법이다. 균도는 모르지만, 세상에 던져진 우리 장애 가족의 염원을 담아 꼭 성취할 것을 기도한다.
오는 6월 장애아동복지지원법 제정을 향해서 장애부모들이여, 손잡고 나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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