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균도와 걷는 세상이야기-25(4/5)
- 관리자
- Apr 06, 2011
- 1716
- 정책이 바뀌면 부모의 근심 사라져
이천장호원읍~여주가남면~이천 부발읍 17km
|
균도 엄마가 하루를 지내다 갔다. 난 균도엄마가 무섭기도 하고 좋기도 하다. 만나면 뭐라고 구시렁댄다. 오늘도 어김없이 잔소리를 한다. 두 부자가 거지꼴이라고 나무란다. 옷을 갈아입었다. 경기도 들어와서 때때옷을 차려입고 거리를 나선다.
저녁 늦게 균도 모교 성우학교에서 응원차 왔다. 그 차편에 균도엄마가 온 것이다. 성우학교는 균도에게 많은 것을 배우게 한 학교다. 그 학교가 지금 장애인 복식학급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장애인의 교육권 확보를 위해서라도 복식학급은 사라져야 한다. 우리아이들은 누구보다 바른 교육을 원한다. 많은 생각을 하고 다시 부산으로 내려가면 빡시게 한 번 내질러보리라 마음을 다진다.
균도는 엄마랑 손을 꼭 잡고 거리를 내달린다. 어느 날보다 더욱 힘차다. 마주 잡은 손 너무 아름다워 보인다. 벌써 훌쩍 커서 엄마는 균도 몸집의 반밖에 되지 않는다. 몸무게는 아마 엄마의 두 배지만, 균도는 연방 엄마를 보고 웃는다. 그리고 엄마…엄마…하고 떨어지지 않는다.
자식을 낳았으니, 부모의 책임은 누구보다 통감한다. 그렇지만, 부모의 사후에는 누가 우리의 자녀를 책임지겠는가? '돈 많이 벌면 되잖아' 사람들은 말하지만, 난 아니라고 본다. 사람들이 원하는 쪽으로 정책이 바뀌면 부모의 근심은 많이 사라질 거라 난 생각한다. 오늘 우리가 걷는 이유도 이러하다.
장애아동복지지원법이 바로 원천이다. 장애아라는 사회 최약자가 부모의 부담이 된다면, 이것이 복지국가일까? 나의 이야기가 오늘 시사저널에 실렸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자꾸 마음에 맴돈다.
오늘은 균도엄마가 온 까닭에 조금은 휴식하면서 걷는다. 3번 도로 쭉 뻗은 길이라 차가 빨리 지나는 까닭에 조금 신경이 쓰인다. 그래도 오늘 하루는 에스코트하는 차량이 있어 조금은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나가는 길 균도 엄마랑 많은 이야기를 했다. 나에게 많은 응원을 보낸다며, 아이를 많이 신경쓰라고 다짐 다짐한다.
숙소에 도착해서 균도엄마 나에게 뚫어지게 쳐다본다. 살이 너무 많이 빠졌다. 결혼생활 20년 동안 나의 이런 모습은 보지 못했다고 한다. 처음 만났을 때 100kg에 육박하던 몸매 아이와 걷고 예행연습을 하면서 80kg 초반으로 빠져 있는 내 모습이 낯설다고 이야기한다. 살아가면서 이 의지 변치 말고 열심히 하자고 나에게 용기를 북돋우고 부산으로 내려간다.
균도엄마는 나를 대학 사회복지학과에 보내면서 생업을 책임졌다. 가장으로써 미안하지만, 부모의 역할이 돈이 다가 아니라면서 나를 이해했다. 마음으로는 매일 고맙다. 나를 이해하는 가장 소중한 사람이다. 집사람을 내려보내는데 마음이 울컥한다.
많은 길을 걸었다. 근데 일정상 너무 빨리 왔다. 그래서 내일부터는 전국장애인부모연대와 의논해서 수원 쪽으로 발길을 돌린다. 부발에서 53km 정도를 42번 국도를 타고 며칠간 걷는다. 걷는 것이 이골이 난 터, 부모의 많은 기대를 안고 간다. 부담이라기보다 즐겁다.
많은 부모와의 연대를 몸으로 기억하고 마음으로 느끼는 오늘도 즐거운 마음으로 하루를 정리한다.
오늘도 어김없이, 장애아동복지지원법 원안 통과하고 발달장애인법 제정하라!!!
|
|
|
|